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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성명서

[02.7.22.] 최근 장상 총리서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입장

정치권은 총리임명문제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산적한

민생현안 해결에 앞장서라!

 

 지난 11일, 전 여성계와 국민들은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의 탄생을 기대하며 환영했다. 이러한 기대는 단지 여성의 고위직 진출과 사회참여 확대에 대한 기대를 넘어 여성의 역할에 대한 전국민의 역할모델(role model)이 되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장상 총리서리를 둘러싸고 몇가지 논란이 일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은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문제의 본질을 확대하여 여성비하 및 성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에 대해 경고한다.

 

특히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의 발언과 몇몇 언론의 논조는 뿌리깊이 박혀있는 여성비하의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총리서리로 지명된 자가 총리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만 판단하면 된다. 남성이 아닌 '여성'이 총리가 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이 아니다.

 

또 정치권은 문제의 핵심을 벗어나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 것을 촉구한다. 총체적인 국정난맥과 두 차례의 선거, 대북문제 등 국내외적으로 어수선한 국정을 추스리고 산적한 민생현안 해결에 앞장서길 촉구하는 바이며, 핵심을 벗어난 논쟁을 중단하라.

 

한편 우리는 장 총리서리가 김활란상 제정문제, 장남의 국적문제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사안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통해 명쾌한 답변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 공식적으로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해명하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함으로써, 향후 협력과 조정 속에서 국정수행을 잘 하리라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길 기대한다.

 

우리는 장 총리서리가 '여성이기 때문에' 편들기를 할 생각도 없지만,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흔들림을 당하는 것도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여성총리에 대한 평가가 성(性)편견없이 객관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며, 나아가 첫 여성총리라는 역사적 상징성 또한 살려지길 희망한다.

 

2002년 7월 16일

한국여성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