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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온라인을 물들이다

7. 성평등 렌즈로 바라본 지역을 바꾸는 다양한 사례(1)

 

· 전주시의 광장을 바꿔보면 어떨까 ?

 

전주시는 2007년부터 공공디자인을 통한 도시경쟁력 확보와 창조와 문화의 시대인 21세기를 맞이해 전주다움이 넘치는 밝고 아름다운 전주를 조성하여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자 아트폴리스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우선 지난 8월 완공된 서학광장(교통섬)의 경우 총 8억원이 투입되어 '학이 깃들다'는 서학동의 지명유래를 바탕으로 학의 날개가 광장에 형상화 되었다고 합니다. 서학광장은 남부권 교통망의 중심지에 주변경관과 조화되는 랜드마크적 신개념 광장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볼거리와 도심 속 휴식공간을 제공하고자 하였다고 하는데요. 다양한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광장의 모습은 어떤지 살펴볼까요 ?

 

<서학광장>

 

온통 딱딱한 대리석 바닥에 이곳 저곳 조형물의 곳곳에 뾰족한 모서리가 보입니다. 혹여 빗길이나 눈길에 누군가 넘어지거나 하면 크게 다칠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른, 아이 상관없이 부상의 위험이 있어 보입니다.
커다란 소나무가 언제쯤 자라 시민들의 그늘막이 되어줄까요 ?

무더운 여름엔 햇살피할 곳이 있고, 비오는 날엔 비 피할 곳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까요.
무더운 여름이나, 비오는 날, 혹은 눈이 많이 오는 날에도 이 넓은 광장에 피할 곳이 하나도 없네요. 이렇게 그늘막 하나 없는 공원에 여성과 아이들이 놀러올까요 ? 
 

<풍남광장>

 

다음으로 풍남문 광장을 살펴볼려고 합니다. 이 풍남문 광장은 도비 6억, 시비 2억이 투입되어 보물 제308호인 풍남문 조망권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추진되었다고 하는데요. 또한 시민,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그리고 걷고 싶은 거리를 연결하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광장의 전면에 보이는 풍남문이 고풍스럽고 아름답지만, 그 광장자체는 상막할 따름입니다. 아직 올라가지 못한 담쟁이 덩쿨은 그렇다하더라도 틀에 박은 듯 네모난 시멘트 의자와 그늘막 없는 처마와 엉덩이만 간신히 얹을 수 있는 모양의 의자는 불안해 보이기 까지 합니다. 

 

 또한 광장 위에 동산처럼 올라온 조형물은 여기 저기 뾰족하게 나와 있어 무시 무시까지 하네요. 풍남동 주변엔 어르신들이나 아이들, 그리고 타지역의 관광객들이 잠시 쉬고 가기엔 자연스런 그늘막도, 편히 앉아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물론 이 광장의 가장 큰 목표가 풍남문의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지만, 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광장에 전주 시민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네요.

 

 

 

 

· 수영장 물이 깊어 배우는 데 불편하지 않으셨나요 ?

 

전라북도 공공체육시설 중 수영장은 16개 (전주시3개, 익산 3개, 군산 2개, 김제 1개, 정읍 1개, 부안 1개, 무주 1개, 남원 1개, 고창 1개, 장수 1개, 순창 1개) 운영되고 있습니다. 체육시설 설치 운영에 따르면 수영장 물의 깊이는 0.9m 이상 ~ 2.7m 이하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어린이용, 경기용은 이 규정에서 제외) 그러다 보니 수영장의 물깊이가 제 각각이고, 완산수영장의 경우 1.2m, 덕진수영장 1.4m 입니다. 덕진수영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키 145cm이상 일 경우만 입소가 가능하며, 키 145cm 미만은 보호자와 1:1 동반시 입장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여성, 노인, 아동, 장애인의 수영장 이용에 많은 불편이 따른답니다. 설명 키 145cm가 된다 하더라
도 140cm 물높이에서 초보자가 수영을 하기엔 공포감이 들게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 평균신장은 남성 173cm~175cm,  여성은 160cm~162cm라고 하는데요. 이 키는 20대~40대 성인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여성과 노인, 어린이들은 성인남성에 비해 수영장을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하지 못하는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 있다는 것이죠.
국가인권위원회는 지자제 지원 수영장에 장애인 편의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장애인이 차별 없이 수영장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수영프로그램 마련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한 바 있기도 한데요(2011.1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수영장 물이 깊어서 수영을 배우는 여성들에게 물 높이 자체만으로도 수영을 배우는 데 큰 두려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양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물 깊이를 다층화하여 보다 많은 시민들의 욕구에 충족하는 수영장 시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