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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온라인을 물들이다

7. 성평등 렌즈로 바라본 지역을 바꾸는 다양한 사례(2)

· 삼천동의 공원 사례

 

마을 밖의 공원을 마을 안으로 [근린공원[각주:1]의 운용에 대한 제언]

 

어렸을 적 공원에 간다는 것은 유원지에 가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에게는 흙이 있는 넓은 공터가 있었고, 뒷동산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기린봉이 놀이터였으니 녹음도 충분했다. 공원은 그저 동물을 구경하거나 덕진연못처럼 넓다란 연못에 뱃놀이라도 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택지개발 사업으로 인해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일상에서 흙을 밟는 일이 어려워지고, 녹음은 수목원이나 공원을 찾아야만 가능한 일이 되었다. 그리고 도시사업을 통해 주거단지가 조성되면서 녹화사업 또는 녹지사업의 일환으로 빽빽한 주거단지에 자그마한 숨통을 내놓듯이 근린공원들이 생겨났다.


현재 전주시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및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그 기능 및 주제에 의하여, 도시생활권의 기반이 되는 생활권 공원으로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과 그 외의 다양한 목적으로 설치되는 주제공원으로 분류되어, 완산구 139개소와 덕진구 77개소 등 총 216개소의 각종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앞으로도 더 생기면 생겼지 줄어들지는 않을[각주:2] 우리의 숨통들은 어떻게 관리되고, 이용되고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 많은 공원들은 누가 관리하는가 였다.
 전주시 복지환경국 푸른도시조성과에서 공원관리업무를 보고 있지만, 실질적인 관리는 덕진구청, 완산구청에서 해당 지역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내 주거지가 있는 완산구를 살펴 봤을 때 139개소의 공원을 완산구청 건축과 공원관리팀에서 관리 운영하고 있다. 현재로선 이 팀이 바로 얼마 전 시의회에서 효자4동 이미숙 의원[각주:3]이 5분 발언을 통해 제안한 공원관리사업소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두 번째는 어떻게 관리, 운영되는가?
 공원의 녹지조성을 위한 나무심기와 보호, 시설물(체육시설 포함) 설치 및 관리, 화장실 및 편의시설 관리 마지막으로 불법행위 단속 정도가 되겠다. 각 공원마다 설치되어있는 아동 범죄용 cctv는 전주시 여성가족과에서 담당하여 관리하고 있으니 어린이 치안은 공원운영과는 별도로 따로 관리되고 있다. 

 

세 번째, 근린공원은 누가 이용하는가? 여기서부터 나는 나에게 고민을 안겨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삼천동 ‘강변공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다.

 

 

천변과 인접해 있고, 한쪽으로는 아파트 단지와 맞닿아 있으며,
다른 한쪽으로는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 강변공원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외로 한산한 모습을 띠고 있다. 강변공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족구동호회에 의해서인 것 같다.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공원한 구역을 확보해서 상시 네트를 치고 사용하고 있었으며, 년중 회원을 모집하는 커다란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있다. 족구장 네트의 산뜻함과 달리 주변에 나무들은 태풍 때문인지 폐허가 됐고, 족구장 네트 뒤에 감춰진 체육시설물 구역엔 무성히 자란 잡초들 사이에 쌓여 사람들 손을 타본지 오래 됐구나 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공원 곳곳에 정자가 5개 있는데 마루식으로 되어 있는 정자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쉬고 있는 아저씨들이 보이지만 다른 정자는 여유와 한가로움보다는 쓸쓸함과 한적함이 많이 느껴진다. 정자에 비치되어 있는 나무의자들과 공원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벤치는 나무로 되어 있어 더럽다기 보다 퇴색되어 쓸쓸해 보인다. 아마도 강변공원의 전체적 분위기가 그랬던 것 같다. 쓸쓸하고 외롭고...

 

아이들의 놀이터에도 역시 아이들의 발길이 덜 느껴지는 잡초들의 무성함과 고요함이 그랬고, 청소년들의 발길로 한적할 틈이 없는 농구장도 그랬다. 물론 낮 시간엔 없을 수도 있겠지만 가까이에 있는 거마공원(삼천도서관 옆) 농구장에 청소년들이 늦은 시간까지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볼 때 저녁시간에도 강변공원의 농구장은 한두 명의 청년들만이 이용하고 있었다. 거마공원이 위치해 있는 곳이 도서관 옆이고, 여학교 앞이라 그럴까? 

 

다른 어떤 근린공원에 비해 너른 평지와 잘 닦여진 길, 큰 나무들 어느 공원 보다 넓은 농구장, 깨끗한 화장실까지... 공원으로서 모자랄 것 없는 쉼터인데 왜 사람들의 이용이 적을까?

 

전주시는 공공체육시설의 유료 이용객이 25.7%가 증가함에 따라 시민들의 수요 충족에 따른 노력을 보이고자 많은 예산을 투입[각주:4]하고 있다고 한다. ‘빠름 빠름 빠름’이라는 광고음악이 사람들에게 입에 딱 붙고, 빠르게(^^;;) 친숙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정서를 표현하기에 너무 적절한 표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천변에 걷기 인구가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르게 걷기, 뛰기,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운동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너무 숨 가쁘다. 시민들에게 땀을 흘리고, 승부와 목적을 위한 욕망에 투자를 하는 것도 좋지만 잠시 숨 한 번 돌리고, 자연과 사람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의 숨통을 선물하는 것에 투자하면 어떨까?

 

슬로 라이프의 첫걸음은 산책을 되찾는 일이다......... 노는 즐거움, 자신이 어딘가 목적지로 가는 길 위에 있다는 생각에서 해방되어 지금을 사는 자유, 그저 거기에 존재함으로 얻는 기쁨을 인정하자. 그 역시 다른 무엇보다도 소중한 일이라 여기면서, 단순한 취미나 여가에 속하는 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 방식으로서, 본질적인 시간의 사용 방식으로서 말이다.

[슬로라이프 slow life 中 ‘걷기’편, 쓰지 신이치 지음]

 

관리는 되고 있지만 되고 있지만 손길과 숨결이 느껴지지 않는 근린공원을 어떻게 변신시킬 것인가? 전주시가 다른 예산을 만들어서 새로운 사업을 펼치는 것이 아닌 책정되어 있는 예산을 활용하여 정말 푸른 도시를 조성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돈이 없다니깐 ^^ 이제부터 삼천동 지역을 어슬렁거리며 지나다니면서 보고 듣고 이용해보며 생각되었던 아이디어를 풀어볼까 한다.
 
먼저 시, 구청 공원관리팀은 공무원의 특성상 순환근무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정리된 업무와 유지와 보수에 따른 관리와 운영을 하기에도 벅차겠다. 그래서 ‘공원관리사업소’라는 역할을 따로 요구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 생각은 또 다른 시스템만 만들어서 중복적으로 행정만 만들기보다는 현재 전주시와 덕진구청, 완산구청의 공원관리 사업 팀이 협력하여 전체적 기조와 중장기 계획 그리고 각 팀별 역할들을 확인하며 공조할 수 있는 파트너쉽을 이루어 공원 사업관리소의 역할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을공원(이후로 ‘근린공원’을 이렇게 쓰겠다)에 숨결을 불어넣는 일은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넘기자. 결국 손길과 숨결은 사람들의 몫이니까.

 

그래서 제안해 본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현장을 공원으로 돌리자. 아침 출근길에 날씨도 더운데 굽은허리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노랑조끼를 입고, 거리의 쓰레기를 주워 환경미화에 힘쓰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자주 본다. 대부분의 쓰레기는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이 버린 과자껍질 같은 것들이다. 요즘 아이들은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자연스럽다.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일한만큼 준다는 자본주의적 복지사업이라는 것 외에 의미를 찾기 어렵다. 어르신들에게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줘야 한다. 오랜 삶의 연륜을 후배들에게 전수할 장을 마련하자.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을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마을 밖의 공원을 마을 안으로 들여오자.

 

공원 안으로 어르신들을 데려오자. 그리고 공원관리에 필요한 교육인 정원사, 시설물관리 등을 알려주고, 놀이터 담당 체육시설 담당, 환경유지 담당 등 시스템을 만들면 300여개가 되는 공원을 몇 명이서 운영하면서 나오는 폐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예산은 각각의 예산에서 투입하되 마을공원수에 비례하여 각 주민자치센터에 예산집행 및 실무를 전담해줄 인력이 한 명 정도 필요하겠다.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도 좋고, 주민자치센터에 상근인력인 방위 분들이 하셔도 좋겠다. 
 
예를 들면 이렇다.
강변공원에 마을공원사업단 어르신들이 20명이 배정되었다. 4교대(근무시간 3시간)로 진행되어서 5명씩 상근하게 되는데 전체회의시간을 통해 전체 그리고 시간대별 팀 리더를 정하고 역할을 정한다. 운영 규칙도 아주 기본적인 것은 전주시에서 제안되지만 자율적으로 정해 시행한다.

 

사업단 어르신들의 첫번째 임무는 교육이다. 전주시 마을공원사업의 기본 방향과 어르신들의 손에 마을의 숨통이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원은 정원사, 시설물 관리 등에 대한 기본 소양에 필요한 전체교육과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에서 신청자들을 중심으로 전문교육을 진행한다. 공원관리 유지 및 보수로 책정된 예산에서 전문적으로 진행할 어르신이 없는 곳에서는 전문인이 대체되어 진행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마을사업단에 전문인력이 있다면 관련사업예산으로 인한 수입은 마을사업단의 공동수익금이이 된다. 강변공원은 정원사 교육을 받으시고 진행하시는 덕분에 마을사업단의 수익이 생겼다. ^^ 수익금이 어떻게 사용할지는 사업단의 자율!!

 

두번째 임무는 사람들을 공원으로 오게 하는 것이다. 프로그래밍인데 특별한 것 이라기보다 안전함과 편안함과 배움의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면 될 것 같다. 강변공원에서는 어린이 놀이터에 부모 없이 나온 아이들이 노는 것을 돌봐주는 할머니가 계신다. 시원한 정자나무 그늘에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다. 그리고 공원은 소식을 묻고 전하는 사랑방이 된다. 사랑방 할아버지 할머니는 수다쟁이시다. ^^

 

세번째는 청소년들의 사회봉사 활동의 장이 되어 아이들에게 특별한 인연이 되어주는 것이다. 요샛말로 멘토단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세대간의 충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장이 된다면 금상첨화겠다. 
 
이제 강변공원은 삼천동의 숨통이 되었다. 나무와 풀들이 생기와 이름을 찾고, cctv로도 안심할 수 없었던 아이들의 놀이터가 보장되고, 어르신들은 존중받는 마을공원!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 가능한지 아닌지를 묻지 말아 달라. 그저 상상해 보면 좋겠다. 우리 마을에 공원이 있고, 거기를 중심으로 사람 사는 마을이 시작된다.


· 전주시 (한옥마을, 중앙시장 등) 인도 사례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길, 무심코 걷다 신발 뒷 굽이 홀라당 빠진 경험 있으신가요 ?

 

전주 중앙시장과 한옥마을을 걷다보면 멋진 돌이 박힌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보기에도 멋질 뿐만 아니라 도로를 만드는 데도 꽤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어가 보입니다. 하지만 여성들이 신는 구두와 뾰족한 하이힐에겐 매우 불편한 도로일 뿐입니다. 박혀있는 돌을 피해 이리저리 발걸음을 돌려보지만 결국 신발 굽 이곳 저곳에 흠집이 나고 맙니다. 이뿐인가요 ? 아이를 태운 유모차나 자전거를 타고 나와도 불편하긴 매한가지 입니다.


사람들이 걷는 길에도 이렇게 차이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편안하고 걷기 좋은 길은 어떤 길일까요 ?

  1. 근린공원[近隣公園]:도심지의 주택가 주변에 있어 시민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조그마한 공원, 작성자 김란이(여성생활문화공간 비비) [본문으로]
  2. ‘녹지 전주’를 지향하는 전주시의 ‘2030년 공원녹지 기본계획(안)’에는 녹지 복원과 경관도로계획, 도시녹화계획 등을 촘촘히 담고 있다. 220개소의 공원녹지를 오는 2030년까지 346개로 늘리고 그 면적도 1천565만㎡에서 4천200만㎡로 약 2.7배 확대하는 방안이 핵심 골자다. 지역민들의 건강과 휴양을 위한 근린공원도 31개에서 50개로, 면적도 종전보다 2배 이상 되는 1천480만㎡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전북도민일보.2010.08.20 일자 신문 발췌) [본문으로]
  3. 이에 본 의원은 제안 합니다 “전주시 공원관리사업소”를 설치하여 전주시 공원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화 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현재 일부 지자체는 공원관리사업소를 신설하여 전문 관리 인력을 투입하고 체계적인 공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생산, 일자리 창출, 문화향상 등 다양한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주시에 공원관리사업소 구축이 적극적으로 추진된다면 공공재원으로써의 공원의 가치가 보다 구체화되고 체계화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특히 주5일 근무제의 정착과 웰빙문화의 확산으로 숲과 공원에서 휴식과 운동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에 적극 부응해야 할 것입니다. 또 아이들이 공원에서 마음껏 뛰놀며 자연에서 배우는 생태환경 숲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공원이 있으면 좋다”라는 단순적 인식에서 벗어난 도시공원에 대한 미래지향적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288회 임시회 제2차본회의 2012-04-20,금요일, 효자4동 이미숙 의원 5분발언 중 발췌) [본문으로]
  4. 전주시가 관내 공공체육시설 확충과 편익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시민 호응도와 만족도가 크게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시에 따르면 공공체육시설 유료 이용객은 지난해와 비교해 25.7% 증가하는 등 시민 호응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생활체육 인프라와 공공체육시설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완산체육공원과 덕진체련공원, 아중체련공원, 화산체육관, 실내체육관 등에 총 31억2,800만원을 투입하고 있다....중략...시 관계자는 “지역별 계층별로 다양한 계층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균형적인 체육시설 인프라를 구축해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 새전북신문 2012.10.1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