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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주기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며, ‘2007 여성희망 선언문

전북여성단체연합 2012. 12. 27. 10:29


99주기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며, ‘2007 여성희망 선언문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5천여 여성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서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당시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은 먼지 자욱한 현장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해야 했고, 귀부인들의 화려한 외출복에 은색, 금색의 번쩍이는 장식을 박느라 눈이 머는 여성이 생기기도 하였지만, 여성들에게는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굶지 않기 위해 일하면서도 여성은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받았던 것이다.

1908년 3월 8일 전 의류노동자들의 시위를 계기로 매년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선정하였고 그 이후부터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오늘 99주기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100년 전 여성들의 성평등 요구와 존중받을 권리에 대한 투쟁으로 여성이 인간답게 살아 갈 기본권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극심한 사회 양극화 현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잘 살기 어려운 빈곤의 대물림은 빈곤의 여성화 현상과 공동체 안의 최소한의 복지 권리마저도 축소되고 있어 여성의 삶이 더욱 고단하고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외견상으로는 성차별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성차별적 의식과 관습은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소외되고 차별받는 여성, 비정규직 저임금 여성, 한부모 여성, 장애여성, 이주여성, 폭력피해여성에 대한 고통은 여전하다.

99주기를 맞이하는 3.8 세계여성의 날, 오늘 우리는 빈곤과 차별을 극복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우리 사회가 보다 돌봄과 나눔의 사회원리의 대안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한목소리로 외친다. 또한 다름과 차이로 인한 갈등과 분리를 넘어서 다양성이 존중되고 민주적 소통이 보장되는 사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

이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과제를 통해 2007년 변화되어야 할 한국사회, 지역사회에 변화를 호소한다.

첫째, 빈곤 인구의 ⅔ 가 여성이고, 빈곤 여성들의 다수는 열심히 일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층’이다. ‘빈곤의 여성화’ 문제는 여성의 비정규직화와 임금 · 승진 등 고용상의 성차별, 여성에게 불리한 이혼 재산 분할 제도, 한부모 여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부재 등 구조적인 차별이 작용이 작용한 결과이다.

최근 우리 지역의 비정규직 고용불안과 관련해서 빚어진 도청 청소미화원의 해고 사태와 전주 MBC 비정규직 여성 아나운서 계약 해지는 여성의 일자리 전반에 끼치는 비정규직화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대표적 사례이고, 많은 여성들이 이로 인해 피해 받거나 고용 불안을 겪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제 도청 미화노동자의 원직복직이 수용되는 가운데, 노사의 협력적 태도는 지역사회의 통합과 상생에 대한 가치 수용으로서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다가온다. 지역사회는 이러한 빈곤의 여성화 해소를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둘째, 호주제 폐지, 성매매 금지와 같은 성평등을 위한 법·제도 개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성평등 문화는 우리사회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해왔다. 이번 발표된 미국무부 인권보고서에 한국사회는 성매매 방지법 제정 이후에도 여전히 성매매 천국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에 대한 성상품화의 심각성과 왜곡되고 과잉화된 남성 성욕으로 포장된 가부장적 성문화에 대해 한국사회의 반성이 일어야 할 것이다.

셋째,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무한경쟁과 효율성의 논리는 생활의 여유와 정으로 돈독한 지역공동체를 각박하고 분리된 사회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 거대 시장 자본의 양육강식을 내포하고 있는 한미 FTA 협상 또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공고히 하는 불평등한 조약으로서 파괴될 지역 경제권과 생활 문화 전반에 끼칠 공동체 붕괴의 우려가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할 대안적 사회문화 운동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풀뿌리 지역 공동체와 돌봄과 나눔, 인권의 가치를 보존하고, 평등, 평화로운 지역 공동체 만들기에 적극 노력할 것이다.

2007.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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