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스러운 일과 다행스러운 일 - 이윤애
이윤애(전북여연 공동대표)
작성 : 2009-07-07 오후 5:50:11 / 수정 : 2009-07-07 오후 5:56:16
전북일보(desk@jjan.kr)
1년 전 우리사회는 안양 어린이유괴사건을 계기로 아동성폭력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며, 가해자처벌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를 (가칭)혜진·예슬법에 담으려는 사회적 노력도 있었다. 이보다 앞서 1991년 우리 도내에서 발생한 김부남사건(아홉살 때 자신을 성폭행한 옆집 아저씨를 21년 후 찾아가가 살해한 사건)을 통해 아동성폭력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파괴시키며 그 결과가 충격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사회적 사건이었다. 그 사건을 통해 우리사회는 성폭력의 심각성을 사회문제로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고, 성폭력특별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노력으로 이어졌다.
아동은 상대방의 애정표현과 성폭력 행동의 구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말씀에 순응하고 복종하도록 가르치고, 폭력을 당한 경우라 할지라도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대처능력이 부족하다. 성폭력 대처에 취약한 피해아동은 그 경험으로 말미암아 피해 후 바로 나타나는 수면장애, 악몽, 불안감, 수치심, 분노, 죄책감, 공포심 등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며, 장기적으로는 무력감, 만성적인 우울증, 퇴행행동, 각종 신체화증상, 등교거부, 또래관계의 어려움 등 여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급·만성적인 증상이 치유되지 않고 방치된다면 피해자의 인생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그 후유증은 김부남사건처럼 극단적인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지역에 아동성폭력피해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기관이 문을 열었다. 여성부가 지원하고 전북대학교병원이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전북해바라기아동센터에서는 성폭력 피해를 입은 13세 미만의 아동 및 가족을 대상으로 one-stop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해상황에서 24시간 응급구조는 물론이고, 의료지원 및 법률구조, 장기적인 치료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보건실, 놀이치료실, 진료실, 상담실 등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정신과의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상담사 등의 전문인력이 상시 배치되어 신속한 응급진료와 더불어 종합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전북지역에서는 성폭력피해아동이 발생되었을 경우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지원되고 있었으나, 전문치료기관이 부재해 인근 광주에 소재한 치료기관을 이용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성폭력피해의 특성상 피해당사자나 가족들의 경우 피해사실을 드러내는 일에 주저함이 많으며, 용기를 내어 법적대응을 하거나 적극적 치료의사가 있을지라도 분산되어 있는 서비스통로는 피해자와 가족을 지치게 만들고 반복되는 진술과정에서 겪는 2차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었다. 해바라기아동센터의 원스톱서비스시스템은 피해아동과 가족의 심리적 부담감을 최소화시키고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통합서비스기관이다. 우리지역에 센터가 개소됨으로서 지리적 접근성은 물론이고 심리적 접근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었으며, 피해상황을 방치하지 않고 치료과정에 적극 참여함으로서 아이의 마음이 치유되어 해바라기처럼 해맑아지기를 기대한다.
/이윤애(전북여연 공동대표)
▲ 이윤애 대표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전주여성의전화,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전북발전연구원 연구원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북해바라기아동센터 부소장, 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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