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 칼럼]성범죄 교육행정 공무원 복직에 대한 단상
우연한 일이었다. 그 집회 현장을 목격한 것은 가을바람 선선한 12일 오후, 전주 모래내시장 과학교육원 앞을 지날 때의 일이었다.
청소년 성폭력 가해 교육행정공무원 문제에 대한 집회. 시민사회단체가 충격에 휩싸여 분노하고 흥분해 있었다. 어느 교육공무원이 여고생을 7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사실이 경찰조사에서 드러났음에도 과학교육원에 복직되었다는 것이었다.
미국 유학 휴직, 병가, 질병 휴직 등을 걸쳐 그 범법자가 교육현장에 복귀한 것이다. 심지어 정직 3개월의 처분기간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음이 드러났다.
5년만의 귀환, 돌아오지 않아도 될 분이었다. 스스로 남은 생애를 잘 정리해도 용서받지 못할 그 분이 돌아온 것이었다.
지난 2006년 3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A양에게 원조교제를 제의했지만 거부당하자(당시 16세.고1) 학교와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고 회유해 모두 7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는 것이 경찰조사 결과 드러난 그 분의 범죄 혐의다.
하지만 청소년 성폭력 근절 및 성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교육당국의 정책에 철저히 위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미성년자 성폭행 가해자가 교육행정공무원으로 돌아온 것이다.
최근 더욱 증가하고 악랄해지는 아동·청소년 성범죄에 가슴 졸일 수밖에 없는 학생과 학부모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미래세대의 백년대계를 설계하고 비전을 제시해 나가야 할 교육당국이, 일개의 파렴치한 교육공무원을 두둔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홍역을 치루고 있었다. 그래서 40여 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모래내시장을 우연히 지나다 집회 행렬을 만난 그 날이 바로 복직철회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구성돼 대규모 집회를 하던 때였다.
그 곳을 지나치면서 생각했다. 도대체 누굴 믿고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가. 성폭력 범죄자의 학교를 보내는 학부모 심정은 어떨까. 그 파렴치범과 함께 어울려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자화상을 보았다. 미성년자와의 원조교제를 시도하고, 성범죄를 수차례 저지른 사람이 다시 교육계에 근무할 수 있는 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했다. 직업적 도덕윤리가 요구되는 학교 현장에 근무하는 교육공무원들이, 더욱 악랄해져가는 성범죄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러웠다.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상식으로 둔갑시킨 교육계의 자성을 촉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니면 정말로 그 파렴치한의 행태를 정당화하고 옹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진다. 침소봉대할 일이 아니다. 결자해지할 일이다.
/ 조태경(농촌살림연구소 소장
조태경(농촌살림연구소 소장)작성 : 2010-10-14 오후 7:15:08 / 수정 : 전북일보(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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